사쿠라지마 라멘맛집 | 지도리라멘 아지도코로 츄우

ENJOY KYUSHU

2024. 10. 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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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시마항 사쿠라지마페리터미널에서 사쿠라지마마루호를 타고 사쿠라지마 도착입니다.. 사쿠라지마가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어요..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사쿠라지마..

 

사쿠라지마와 카고시마를 왕복하는 사쿠라지마페리는 크고 빠르고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요금이 너무 저렴해서 놀란.. ㅋㅋㅋ..

 

사쿠라지마마루호에서 차량도 사람도 다 내렸네요.. 출차는 진짜 빠르네요..

 

사쿠라지마 상륙 중.. 발걸음도 가볍고..

 

사쿠라지마 페리터미널은 뭐 요런 느낌이네요.. 뭔가 공사 중인 듯??..

 

지인분께서 저기 길 건너에 있는 라멘집에 가야 한다고 하십니다.. 오호~ 사쿠라지마페리터미널 바로 앞이나 마찬가지네요..

 

桜島港フェリーターミナル 사쿠라지마항 페리터미널.. 여기가 3층입니다..

 

WELCOME TO SAKURAJIMA.. 사쿠라지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한글로 예쁘게 쓰여있습니다.. 뭔가 기분 좋은..

 

여기서 페리선 요금을 내시면 됩니다.. 산큐패스나 큐트패스 소지하고 계시면 그냥 나가심 OK.. 

 

터미널 건물 나와서 보니 육지(?)에 있는 카고시마항 사쿠라지마페리터미널보다 더 멋지고 좋네요.. 카고시마항쪽은 쇼와 냄새가 좀 났는데 여긴 현대적인 기분.. 

 

암튼 이따가 돌아갈 때 다시 봅시다.. 사쿠라지마항 페리터미널.. 주유버스라고 하는 사쿠라지마 아일랜드뷰 버스가 일찍 끊겨서 사쿠라지마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주어지진 않았답니다..

 

츠키요미신사 토리이.. 여기 신사가 사쿠라지마 파워스폿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냥 토리이만 지나서 라멘집으로.. ㅋㅋㅋ..

 

지인분 말론 여기가 저희가 갈 라멘집이라고 합니다.. 주차장 엄청 넓네요.. 폐업한 지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파칭코 럭키가 있고요.. 빨간색 라멘 깃발이 펄럭이고 있어서 못 찾을 순 없었네요..

 

바로 이곳입니다.. 사쿠라지마 지도리라멘 아지도코로 츄.. 忠(ちゅう)라고 히라가나로 친절하게 써있습니다.. 츄우라고 읽기 보단 츄-라고 길게 발음.. 아무리 봐도 라멘집으로 보이진 않는데.. 지인분께선 나름 유명한 맛집이라고 합니다.. 구글지도 보면 후기가 꽤 있긴 하더라고요.. 타베로그는 맛탱이가 완전이 간건지 후기가 하나밖에 없음.. ㅠ.ㅠ..

 

의외로 야외 테라스석이 우아하게 자리하고 있네요.. 2 테이블이 있는데 10인까지 OK고 흡연도 가능합니다.. 라멘 외에도 지역 특산물인 키비나고(샛줄멸)를 활용한 키비나고스시와 텐푸라와 지도리 카라아게 등도 판매한다고는 하는데 라멘 외의 메뉴는 상황에 따라 안될 수도 있다고.. ㅡㅡㅋ.. 

 

味処 忠.. 아지도코로 츄.. 영업시간 : 11:30~17:00.. 주소 : 鹿児島県鹿児島市桜島横山町2.. 전화 : 090-4486-4107.. 맵코드 : 42 012 485*76..

 

여기 라멘집 맞아?? 하는 느낌이었는데 입구 쪽으로 들어가니 후쿠야마식품이라고 쓰여있는 노란 트레이가 보여 여기 라멘집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거나 면은 육지의 후쿠야마 제면소에서 공급받는 듯..

 

여긴 지인분이 가고 싶다고 하셔서 온 곳이라 사전정보 없이 그냥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현지인맛집스러워서 깜짝 놀랐어요.. 타다미방에 넓은 좌식 테이블이 있고 6명 정도 앉을 수가 있는 느낌.. 주인장 혼자서 음식하고 치우고 다 하는 원오페 느낌.. 앞의 손님이 드시고 가신 라멘그릇이 아직 치워지지 않은 컨디션이었네요..

 

이런 분위기의 라멘집은 정말 처음.. 일본 일반 가정집에 초대받아 온 그런 느낌이었어요.. 생활감이 엄청 느껴지는 인테리어 소품들.. 일본 많이 와봤지만 이런 훈훈한 곳에서 라멘을 먹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해서 새로웠어요..

 

따끈한 오챠를 먼저 내어주셨답니다.. 바로 라멘 주문했고요.. 오늘은 1 메뉴라서 해서 고민할 이유가 없었음..

 

주문가능한 메뉴는 이 라멘 한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오늘은 회랑 초밥, 튀김류는 전부 안된다고 하십니다.. 지인분께서 원하셨던 키비나고 스시와 텐푸라는 그냥 꿈으로 끝남.. 센간엔에서 떡 더 먹고 올걸.. ㅡㅡㅋ..

 

라멘 외에는 공깃밥, 맥주, 소주, 커피가 있다고 합니다.. 생맥주를 주문하려 했는데 안된다고 하셔서 병맥주로 주문..

 

클래식한 오프너..

 

瓶ビール.. 빈비루.. 600엔(6,600원)..

키린 이치방시보리 병맥주입니다.. CELEBRATION DAY라고 써있는데 뭘 축하하는지는 안써있었지만 저희는 사쿠라지마 입도(--)를 자축했습니다.. 이 병맥주 라벨은 그 유명한 키요카와 아사미가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ㅡㅡㅋ..

 

근데 맥주사진 찍다가 옆을 보고 헉~ 소리 나게 놀랐네요.. 트리플악셀을 뛰는 아사다 마오를 다중노출로 찍은 액션 파노라마 사진이 걸려 있었기 때문.. 아니 이게 대체 뭐야.. 왜 여기 계시죠??.. ㅋㅋㅋ..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아사다 마오 사진이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놀랐어요.. 사쿠라지마 라멘집에서 병맥주 따르다가 마오짱을 만날 수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며..

 

그래서 아사다 마오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테이팅 프리 프로그램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공식 영상을 가져와 봤습니다.. 전 날 쇼트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메달권에서 많이 멀어진 답 없는 상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연기를 펼쳤던 모습 기억하실는지.. 저는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아서 유튜브 올림픽 영상을 찾아서 봤습니다.. 제가 봤던 아사다 마오의 마지막 무대.. 당시 실시간으로 봤던 걸로..

 

암튼 너무 뜬금없었지만.. 아사다 마오를 오랜만에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두유노 김연아? 는 안 했습니다.. 마오짱 팬이 연아를 모른다는 건 있을 수가 없으니까.. ㅋㅋㅋ..

 

ラーメン.. 라멘.. 800엔(8,800원)..

 

아사다 마오를 추억하는 동안 라멘이 나왔습니다.. 정중한 기분으로 서빙.. 사쿠라지마의 토종닭 지도리로 맛을 낸 토리카라 스프의 치킨라멘입니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더 정갈하고 예쁘게 나왔다는 인상이에요.. 붉은색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일본 라멘집에선 반찬 일절 안 나오는데 여기는 인심 좋게도 츠케모노 나오네요.. 일본 가정식에서 엄청 자주 나오는 단골반찬 타카나즈케 갓절임..

 

이렇게 선택권이라곤 아예 없는 원메뉴 라면집 저는 처음인 것 같아요.. 손 가는 대로 아무거나 만들어서 내주는 오늘의 런치 정식 메뉴가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지만.. 이렇게 제대로 된 라멘이 나온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   

 

라멘 토핑은 토리니쿠, 네기, 모야시, 키쿠라게, 타마고.. 닭고기, 파, 숙주, 목이버섯, 계란 요렇게입니다..

 

일단은 스프부터 츄르릅.. 상냥한 기분의 치킨 스프.. 조금 더 뜨거웠으면 좋겠는데 미묘한 온도감..

 

면은 일반적인 라멘보단 살짝 도톰한 기분이고.. 단단함 없이 그냥 푹 삶는 스타일이네요..

 

지인분께서는 이치미 투입하십니다.. 一味라고 쓰여있으면 일반 고춧가루인 거예요..

 

아지도코로 츄의 분위기가 너무 특이해서 라멘맛도 뭔가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닭고기 토핑은 자세히 보니 붉은살 흰살이 섞여 있었어요.. 

 

모모랑 무네 같이 나와서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요..

 

다른 라멘집들처럼 진하고 짜고 하지 않고.. 뭔가 스르륵 넘어가는 느낌이 든달까.. 적당히 달달하고 먹기 편한 라멘이었음..

 

라멘맛에 까다로운 지인분께서도 생각했던 대로 훈훈하다며 의외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셨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뭔가 옛날식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라멘집들은 훨씬 더 자극적이고 짜게 만들거든요.. ㅋㅋㅋ..

  

아지타마마저도 상냥한 기분이고.. 

 

닭뼈와 야채로 만드는 토리카라 라멘 특유의 맛에 지도리스러운 풍미가 가미된 라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뭔가 시골맛 나서 좋아요..

 

메뉴 선택권이 없어 라멘만 먹어야 하고 정말 강추할만한 라멘맛도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유니크함이 있어서 한 번쯤은 들를만하지 않나 싶단..

 

신용카드, 전자머니, QR코드결제 등등 당연히 불가합니다.. 온리캐시..

 

메뉴판에는 없었지만 콜라 주문도 되는 것 같네요.. 아무튼 너무 인상 깊은 라멘집이었음.. 

 

일본에서 라멘 꽤나 먹어봤지만 이런 가정적인 분위기의 라멘집은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맛보다는 독특한 분위기에 취하는 느낌이었달까.. ㅋㅋㅋ..

 

저는 사꾸라지마에 또 가게 된다면 다시 들르게 될 듯 합니다.. 맛과 분위기를 떠나 위치가 진짜 말이 안되는 곳이기 때문.. 페리터미널에서 도보 3분 거리는 사기급 로케이션..

 

아지도코로 츄에서 라멘 먹고 나와서 사쿠라지마 아일랜드뷰 버스 타러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는.. 한글로 사쿠라지마 주유버스라고 안내되고 있네요..

 

의외로 버스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종점이긴 해서 앉아서 갈 수는 있었어요.. 이제 아일랜드 뷰버스 타고 사쿠라지마 관광하는 시간이었네요.. 그나저나 전망대 갔을 때 화산이 과연 폭발해 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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